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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정보

네덜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비결

by keeeep 2016. 1. 21.

 

저희 기숙사에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16명의 플랫메이트가 있고 그 중 3명이 네덜란드 친구들입니다.

제가 유학생활을 할 곳으로 영국을 고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영어공부인데요, 저희 기숙사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같은 이유로 이 곳을 왔습니다.

물론 네이티브인 미국 친구들은 제외하구요(그 친구들은 아이리쉬 악센트에 매력을 느껴서 북아일랜드로 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네이티브가 아닌 친구들 중에서도 영어가 큰 목적이 아닌 친구들이 있습니다. Dutch people, 바로 네덜란드에서 온 친구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명의 네덜란드 친구들은 재밌는 일화도 있습니다. 줄리아Julia는 이곳 로컬친구 라이언Ryan과의 대화 중

"그래서 너 남자친구는 미국에서 언제 온대?"하는 질문을 들었습니다. 저희와 잘 놀지 않아서 플랫메이트들에게 관심이 없는 라이언이 줄리아의 영어를 듣고

줄리아가 미국인 것으로 오해한 상황인거죠. 또 다른 친구 이즈까Idske의 영어는 누가 들어도 완벽한 미국 영어입니다. 저희 미국인 룸메이트들도

이즈까의 영어는 그냥 미국인이 하는 것 같다며 극찬했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즈까가 제게 '멋지지?'하는 의미로 "Cool, huh?"했는데

그 억양이 미드에서 많이 듣던 바로 그것과 너무 똑같아서 감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곳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아래쪽 아일랜드를 제외한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가 네덜란드인만큼 네덜란드 플랫메이트들은

한 달에 두세명씩은 기본으로 본인 나라의 친구들이 방문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 덕분에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죠.

방문해 온 모든 친구들이 영어를 너무 완벽에 가깝게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인의 귀로 듣는 것과, 그것을 원어민이 들었을 때의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 자연스러운 억양으로 막힘없이 영어로 대화를 해 나갔습니다.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가요.

영어 교육열하면 세계 2위도 서러울 한국에서 온 저는,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죠. 돌아온 대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줄리아, 이즈까 외의 또 한명의 네덜란드 친구 마가이까Marijke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는 영화관에서 영어로 만들어진 영화 볼 때 자막이 한국어야, 아니면 영어야?"

 

저는 당연히 한국어라고 했죠. 자막은 한국인들을 위한것이기 때문에 한국어가 당연하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그러자 마가이까가 대답했습니다.

 

"우린 영어야!"

 

뭐라고? 전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죠. 계속 듣다보니 네덜란드는 영화관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채널도 10개 중에 7개가 영어방송이라고 하더라구요

(TV자막은 네덜란드어라고 했습니다.) 정말 놀랍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가 점점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네덜란드인의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에 의구심이 들기도 하더군요. 저희의 대화는 계속 됐고,

친구들의 부모님 나이 또래, 그러니까 40대~50대 정도의 어른들은 영어를 아예 못하시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의 어른들이

젊은층처럼 이렇게 잘하지는 않지만,  한 예로 마가이까의 어머니께서는 영어로 말하는 건 어려워 하시지만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수준은

꽤 높으시다고 합니다. 혹시 네덜란드어와 영어가 많이 유사하지 않냐는 물음에는 네덜란드의 북쪽에는 영어와 유사한 부분이 정말 많은

방언을 쓰고 있는 지방도 있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고, 네덜란드 표준어와 영어는 정말 다르다고 합니다.

(이 말에 저는 한국어와 영어 사이의 차이점보다는 그 차이가 적을거라고 말했지만요.)

그래서 교육적인 부분도 물어봤습니다. 그 부분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세네살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만 학교에서는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수업과 시험은 전부 독해 위주라고 했습니다.

다만 고등학교 때 수련회를 영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또한 영어 공부를 위한 하나의 수업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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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본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그냥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들을 기회가 많고, 그렇게 노출이 많이 되다 보니 입도 트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이 쯤 되니까 왜 줄리아와 이즈까가 미국인이라는 오해를 받고, 미국영어의 억양을 갖고 있는지도 이해가 됐습니다.

그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영화, 음악, TV드라마와 같은 문화 컨텐츠 대다수가 미국식 영어로 만들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온 영어컨텐츠도 많겠지만 친구들이 미국식 억양을 갖고있어서 추측해 본 제 견해일 뿐입니다.)

 

 

 

 

 

대화를 하다보니 영어를 많이 접할 환경을 찾겠다고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저처럼 영어권 국가로의 교환학생 또는 일반 유학을 떠나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 비해, 자국에서의 생활만으로도 영어에 충분히 노출되는 환경에 놓인 네덜란드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까지 영어를 강조하는 국가가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알파벳부터 같은 두 나라에 훈민정음,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건 의미 없는 비교라는 생각이 들지만,

비영어권 국가 중 영어를 가장 잘하는 네덜란드인들로부터 가장 좋은 영어 공부법이 무엇인지 정도는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직접 말했듯,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영어에 노출됩시다. 잘 듣고 싶으면 많이 듣고, 잘 말하고 싶으면 많이 말하고.

네덜란드의 상황처럼 엄청난 양의 영어를 들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 많이 듣고, 그것을 외워서 다시 많이 말하는 식으로 연습합시다.

지금까지 십여년간 공부해 온 우리의 영어 공부법을 성찰하며, 우리의 영어 실력이 오늘도 한 걸음 더 성장하길 응원합니다.